나는 조현병이라서 정상적인 회사에서는 생산직으로도 일할 수 없었고, 결국 악덕기업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나같은 상황에서라면 누구라도 일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악덕기업 잘되게 하고싶지 않은 마음은 누구나 똑같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해도 임금체불 당할 수 있다. 심지어는 회사에서 시킨 위법한 일 때문에 내가 전과자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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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처음에는 이런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에 퇴사를 꿈꿨고, 적어도 생산직으로 일한다면 이러한 상황이 조금이나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겠지만, 우리 회사에 생산직으로 일하면 안되겠냐고 제안까지 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악덕기업에서 일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산직으로 일하게 된다면 회사에서 시킨 위법한 일을 한 것 때문에 전과자가 되는 책임에서는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법은 생산직 근로자에게 위법한 업무를 한 것에 대한 최종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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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생각의 전환을 통해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나서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나는 악덕기업을 조금 덜 악덕인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어차피 조현병이라서 악덕기업에서 일해서 돈벌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 그 곳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진짜 돈없으면 약도 못 먹게 되고, 돈없어서 약도 못먹을 처지라면 정말 남에게 민폐주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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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이면 비장애인보다 훨씬 먹고살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악덕기업에서 일해야만 하거나, 이 것보다 더 안좋은 상황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해 내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남들에게 민폐를 주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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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 썸네일은 flaticon에서 제공받았습니다. –
2022년 10월 7일 6:40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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