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포기한 조현병 환자

지금까지 창업을 위해 이리저리 공부도 해 보고 알아보면서 꽤 열심히 달려왔지만,

난 지금 시점에서 창업을 포기할 생각을 꽤 많이 가지고 있다.

조현병 환자가 창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그 이유를 하나하나씩 따져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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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환자가 창업을 꿈꾸더라도, 젊은날의 황금기를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면서 비현실적인 사업 아이템으로 비현실적인 노력을 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내는 게 대체로 조현병 환자의 현실이다.

조현병 환자가 현실적인 생각을 할 시점이 되었다면 이미 나이가 상당히 많이 들었을 때이고, 창업할 시기를 놓친 이후이다.

물론 늙어서도 창업은 할 수 있지만, 젊은 사람보다 창업이 많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30대 후반쯤 되었다면 대체로 가정이 있어서 가족들 먹여살리느라 일을 하고, 아이 양육과 집안일까지 병행해야 한다.

조현병이라서 결혼과 출산을 포기했다 하더라도, 나이가 지남에 따라 부모님이 아프고 편찮거나 등의 사유로

부모님을 뒷바라지하고 부양해야 할 수도 있다. 조현병 환자가 정신차렸을 때가 되면 이미 워킹맘과 같은 신세가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은 많이 어려워진다. 무자본 창업을 한다면 딱히 자본금은 많이 필요하지 않지만, 적어도 사업할 시간은 있어야 내 사업을 위한 일을 하고 자기계발을 해서 사업 역량을 높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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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부모님을 뿌리치고 혼자 독립해라? 아이 양육과 집안일을 팽개치고 내 사업을 해라? 생업을 포기해라?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고방식이다.

적어도 내 가족은 책임질 줄 알아야 사회에서 제 역활 할 수 있다. 그리고 조현병이면 내 가족 하나 책임지는 것도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이 세상은 수많은 가족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공동체다. 가족에서 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사회가 살기 좋아진다.

조현병이라면 우리 가족 하나 지키는 것조차 아주아주 어렵기 때문에, 생계를 꾸려나가는 일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까지 실천하는 것은 무리다.

일 vs 가정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했을 때에는 일을 우선시하는 게 낫지만, 일과 가정 vs 꿈 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했을 때에는 꿈보다는 일과 가정을 선택하는게 낫다.

꿈이 밥 먹여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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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조현병 환자가 창업이 어려운 이유는, 조현병의 특성상 과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약을 꾸준히 먹는데도 조현병이 재발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생계유지조차 어려운데, 창업까지 준비한다면 그 과정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는 조현병 환자의 정신건강에 안 좋다. 약을 꾸준히 먹는데도 조현병이 재발하거나 악화된다면 그 결과 창업은 물론이고 생계유지가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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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일간 창업을 위한 자기계발과 공부를 그만두고 온라인게임을 했다.

그 결과 사업적인 발전은 늦어졌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행복해졌고 쌓였던 스트레스가 조금 없어졌다.

창업 때문에 생계가 어려워지거나 조현병이 재발, 악화되면 안된다. 이 부분이 조현병 환자가 창업하는 게 어려운 이유가 된다.

앞으로도 조현병 환자 본인이 사업한다고 나선다면 뜯어말릴 것이다.

특히 비현실적인 생각과 비현실적인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한다고 나서는 조현병 환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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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이 늦어졌기 때문에 자기계발을 위한 블로그 글도 당분간 쓰지 않았다.

그래서 블로그를 당분간 쉬거나, 좀 더 더디게 글을 올릴 예정이다.

지금같은 상황에서 매일매일 글쓰는 건 아무래도 무리라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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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7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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