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을 미친듯이 읽었던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2016년 회사에서 주7일 12시간 이상 일하고 밤샘근무까지 하면서 월급 135만원을 벌었을 때였다.
그땐 정말 출퇴근 시간과 자는 시간 말고는 일만 했다. 그런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지옥철에서 시달리며 전자책으로 꾸역꾸역 책을 읽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정도 상황까지는 아닐 것이다.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조현병이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운동할 시간 등등은 전혀 누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신체적인 혹사로 약을 꾸준히 먹는데도 조현병이 재발했고, 결국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 회사는 나에게 임금체불과 퇴직금체불을 했고, 4대보험이 안되는 회사라는 것 때문에 이직도 어렵게 되었다.
나같은 조현병 환자는 이렇게 까지 해야 돈을 버는구나 라는 생각에 괴로워했고, 결국 좋아하는 업무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조현병 환자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할 수 없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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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점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많이 까먹었고, 그 때와 지금은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와 테크닉도 많이 달라졌다.
사실 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의 능력치는 평범한 수준도 못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프로그래밍 능력이 뛰어났으면, 적어도 악덕기업에서 착취당하면서 일해야 하는 처지에서는 빠져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실제로 회사를 퇴사하고 얼마 안 되어 다음카카오에서 진행하는 코딩테스트에 참여했었고,
만일 내가 프로그래밍 실력이 아주 뛰어났다면 그 코딩테스트에서 뛰어난 실력을 입증하여 다음카카오에서 일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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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아하자넷에서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부분이 하나 있다.
사실 나는 티스토리 스킨 제작자로, 2014년 즈음에 티스토리 공모전에 참여해서 장려상을 수상받은 참가자다.
프로그래머로서의 내 실력은 공모전에서 소소한 상을 수상받을 정도는 되었지만, 진짜 다음카카오에 입사할 수준까지는 못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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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조현병이라는 사실은 내 커리어에 심각한 결점이라고 생각한다.
조현병이라서 합리적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남보다 떨어지고,
조현병이라서 사실상 후천적 자폐증이라 협상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조현병이라서 밤을 샐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무리한 일정을 잡아서 일감을 따올 수도 없다.
조현병이라서 잠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매일매일 자기계발하고 공부할 시간도 많지 않다.
조현병이더라도 생계유지는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컴퓨터 프로그래밍과는 전혀 관련없는 업무를 하며 생계유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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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역행자> 에서 자청이 <경제적 자유를 위한 5가지 공부법>에 대해서 글을 쓰라고 했는데,
그 주제에 대해서는 도저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므로, 대신 이 글으로 퉁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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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8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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